저는 어른들이 희망을 품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저는 어른들이 두려워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어른들이 제가 매일 느끼는 공포를 느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어른들이 행동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어른들이 우리 집이 불타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우리 집이 지금 불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 그레타 툰베리의 연설문 중에서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은 그레타 툰베리와 그의 엄마 말레나 에른만, 아빠 스반테 툰베리, 동생 베아타 에른만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그레타와 스반테, 베아타의 말과 행동을 옮겨 적고 글을 쓴 엄마 말레나는 스웨덴의 유명한 오페라 가수다.
말레나는 가까운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족 내에서 있었던 여러 사건-조금은 예외적인, 어쩌면 우리 일상과 닮은-들을과 대화에서 "기후 위기"의 징후를 매우 일상적인 언어를 통해 드러낸다.
말레나의 이러한 글쓰기는 기후위기가 과학자, 전문가들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현실임을 매우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나 역시도 이 책을 통해 기후위기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고, 이 기후위기가 당장 오늘의 문제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감각은 그저 둔해진 것이 아니다.
진실을 가리는 온갖 허깨비 같은 정보와 영상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렸다.
물론 관성에 젖은 몸의 감각과 무뎌진 양심 또한 한 몫 했으리라.
책을 읽고나면 "눈에 비늘이 벗겨지는 듯" 이전보다 명료하게 기후 문제를 몸으로, 마음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8월, 스웨덴 스톡홀름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한 툰베리.
그는 학교가 아닌 거리로 나오게 되었을까.
책에 실린 글 일부를 올린다.
자세한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을 보라.
몇 주가 지나지 않아 일상은 또다시 산산조각이 났다. 스톡홀름 시립극장에서 공연을 막 끝낸 나는 기진맥진해 있었다. 내 안에 있던 힘까지 모조리 써 버렸기 때문이다. 그레타를 돌보기도 힘들 만큼 아드레날린이 아주 많이 부족했다.
"분명 다시 좋아질거야."
스반테가 나를 격려했다.
스판테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베아타와 함께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둘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휴식도 하고 또 사람들이 흔히 휴가에서 즐기는 많은 것들을 하겠다고 했다. 그게 뭐가 됐든.
그레타는 섭식 장애 문제로 함께 갈 수 없었다. 게다가 기후 위기 때문에 그레타는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는다.
"비행기를 타는 일이 우리 행동 중에서 최악이에요."
하지만 이번 여행이 베아타에게 도움이 된다면 아빠와 동생은 비행기를 타도 괜찮다고 말했다. 스반테와 베아타는 비행기로 이탈리아의 사르데냐 섬에 도착한 뒤 자동차를 빌려 보니파시오 해협 근처의 근사한 호텔로 갔다
.......
"아빠랑 베아타는 이산화탄소를 2.7톤이나 발생시켰어요"
그레타가 스반테에게 비난조로 말했다.
"세네갈에 사는 사람 다섯 명이 1년간 배출하는 양이죠."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다. 이제부터는 지상에만 머물러 있도록 노력하마"
스반테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79~82쪽)